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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아직도 만만하게 보이세요?

천리향(민정) 2012. 12. 21. 16:50

독감, 아직도 만만하게 보이세요?

 

한겨레] 피로·두통·고열 4~9일 지속… 세균성 폐렴 생길수도

만성질환자·노인·유아·임신부는 11월까지 예방접종 꼭

해마다 이맘때면 인플루엔자(유행성 독감) 예방 접종을 받기 위해 각 지역 보건소 등에 길게 늘어선 줄을 쉽게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인 유행성 독감을 '독한 감기'로 여기면서 이 예방접종을 하면 겨우내 감기 없이 지낸다고 믿곤 한다. 하지만 보통 감기와 유행성 독감은 여러 가지 점에서 다르다. 관련 전문의들은 "대개 11월에서 이듬해 3월에 유행하는 유행성 독감은 감기와는 달리 근육통 등 증상이 매우 심하고 전염성이 강하다"며 "감기와는 달리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예방접종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 원인과 감염경로

감기는 200종류 이상의 다양한 바이러스가 원인인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 번 걸렸다고 해서 감기에 대한 면역이 생기지 않는다. 보통 1살 이하의 영아는 한 해에 6~8차례 감기에 걸릴 수 있고, 나이가 들수록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져 보통 성인은 한해에 3~4번 정도로 줄어든다.

이에 비해 유행성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는 특정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감기와 달리 고열, 근육통 및 관절통 등의 전신 증상이 훨씬 심하다. 원인 바이러스는 한 가지이지만 문제는 이 바이러스가 매우 변화를 잘 일으켜 해마다 조금씩 다른 바이러스가 유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예방접종도 해마다 맞아야 한다.

감기나 유행성 독감 모두 호흡기 질환으로 이에 걸린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콧물이나 침에 섞여 나와 다른 사람의 손이나 호흡기를 통해 전염된다.

■ 증상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들은 보통 잠복 기간이 짧아서 감염된 뒤 1~2일이 지나면 증상이 나타난다. 코가 막히고 콧물과 재채기가 생긴다. 목이 아프거나 목소리가 약간 변하며 열과 기침이 생길 수 있다. 대부분은 아무런 합병증 없이 지나가지만, 천식, 폐기종, 만성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노인, 유아 등은 드물게 폐렴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유행성 독감은 전신의 피로 및 무력감과 더불어 심한 두통, 열 등이 생길 수 있고, 증상은 4~9일 정도 지속된다. 65살 이상 노인이나 영유아 등 일부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기관지가 손상돼 이차적으로 세균 감염이 일어나 세균성 폐렴도 생길 수 있다. 인플루엔자는 증상이 생기기 하루 전부터 전염이 되기 시작해 증상이 생긴 뒤 5일 이상 전염력을 가지므로 유행성 독감에 걸린 아이들은 1주일 정도 쉬는 것이 좋다.

■ 치료 및 예방

감기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는 없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대개 가벼운 증상이고 저절로 낫기 때문에 별다른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다만 각 증상이 너무 불편하면 이를 줄일 수 있는 약들이 있으므로 이를 쓸 수 있다. 바이러스 질환인 감기에도 세균에 대한 항생제를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는데 항생제는 단순한 감기에는 효과가 없고, 합병증으로 세균에 의한 부비동염, 급성
중이염, 폐렴 등이 생겼을 때 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바이러스 질환인 유행성 독감 역시 대부분은 저절로 좋아진다. 다만 이 질환의 합병증으로 폐렴 등이 나타난다면 인플루엔자에 대한 항바이러스제제 등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유행성 독감에 대해서는 예방접종이 있으므로,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큰 위험군은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전인 11월 말까지는 이를 꼭 챙기도록 권장된다. 특히 폐·심장·
신장 질환자, 당뇨 등 만성질환자, 65살 이상 노인과 6~23달 영유아, 임신부, 의료인 등은 예방접종을 꼭 챙겨야 한다.

감기는 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신체 접촉이나 공기를 통해 감염되므로, 외출 뒤 철저한 손 씻기가 예방의 첫걸음이다. 물론 감기가 유행할 때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형중 영동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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