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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 수덕사 2..(2011.3.26)

천리향(민정) 2011. 4. 20. 17:29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홍주마을이라는 곳에 수덕이란 도령이 살았다. 그는 훌륭한 가문의 자제였는데, 어느 날 사냥을 나갔다 계곡 저편에 있는 한 낭자를 보고 가슴이 철렁, 그만 사랑의 덫에 걸리고 말았다. 후덜거리는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온 수덕도령은 결국 상사병에 걸렸고,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가족의 수소문 끝에 수덕의 혼을 빼 간 여인이 건너마을에서 혼자 살고 있는 덕숭낭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수덕도령은 물론 가문의 적극적인 구애 작전에 지친 덕숭낭자는 ‘절 하나 지어주면 결혼해줄게’라고 조건부 승락을 했다. 수덕도령은 당장 절을 짓기 시작했다. 그러나 절은 집이 아니거늘, 도량을 건축하는 수덕의 마음은 맑고 향기롭지 못하고 오로지 세속에서의 결혼 생활에 대한 탐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일까? 완성 직전에 그만 불이 나 그간의 공이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수덕도령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공사를 시작했으나 낭자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결국 또 다시 불을 내고 말았다. 세 번째 도전에서는 끝내 낭자 생각을 떨치고 오로지 부처님만 생각하며 일 한 끝에 결국 절은 완성되었고 결혼도 성사되었다. 그런데 덕숭낭자는 남편인 수덕도령이 자신에게 손 끝 하나 건드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동안 거의 무한도전 수준으로 절 짓기에 매진했던 수덕도령으로서는 착잡하기 이루 말 할 수 없는 굴욕의 순간이기도 했다. 급기야 그는 아내의 거절을 무시하고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는데, 그 순간 천둥 번개가 몰아치더니 덕숭은 사라지고 수덕의 손에는 그녀의 버선 한 쪽만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당황할 틈도 없이 그 자리는 바위로 변했고, 바위 옆에는 버선 모양의 하얀 꽃이 피었다. 그 후 이 꽃의 이름은 버선꽃이 되었는데, 덕숭낭자는 관음보살의 화신이었다 하여 바위가 있는 산 이름을 덕숭산이라 했고, 절의 이름은 수덕도령의 이름을 따서 수덕사, 둘을 합쳐 덕숭산 수덕사라 명명했다는 것이었던, 것이었다.

수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수덕사의 가장 큰 보물은 역시 대웅전이다. 국보 49호인 수덕사 대웅전은 고려 충렬왕 34년(1308)에 세워진 목조 건축물로 비록 고려시대에 건축되었지만 백제 시대의 건축에서 흔히 사용했던 ‘곡선’을 살려준 작품이다. 건축 연도가 확실하고 뛰어난 조형미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으니 이곳에 가면 그저 사진이나 한 장 찍고 돌아올 게 아니라 안팎 구석구석을 잘 살필 필요가 있다.

수덕사에서 절대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 근역성보관이다. 이곳에는 우리나라 불교문화재 4000여 점이 소장, 전시되어 있는데, 백제로부터 시작된 이 지역 불교의 원류와 시대별 변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한국 불교 중흥조의 양대 거두인 경허, 만공 스님의 유품과 행적을 간접 체험 할 수 있는 것도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문화의 향기다.

주요 문화재로는 조각품으로 금동여래입상, 개심사 금동여래좌상, 일락사 철불, 흥주사 석조여래좌상, 흥주사 목조관세음보살좌상 등이, 불화로는 영랑사 석가모니후불탱화, 흥주사 아미타후불탱화, 문수사 청련암 지장시왕도, 화암사 신중탱화 등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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