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계곡
나무로 참 정교하게 조각해 놓았다고 느꼈던
삿갓할아버지가 입구에 서서 반갑게 맞아 주었다.
흰구름 뜬 고개넘어 가는객이 누구냐
열두대문 문간방에 걸식을 하며
술한잔에 시한수로 떠나가는 김삿갓
바윗틈을 돌아나와 옥동천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김삿갓계곡.
여름철이면 피서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안개꽃처럼 잔잔하게 피어 구름같다.
집채만한 이 바위를 들어서 작은바위 위에다 올려놓았다 해서
'든돌'이라 하고 마을을 '든돌마을'이라 부른다.
영월 동헌에서 열린 백일장에서
할아버지의 행적을 모르고 있던 그는
김익순의 죄상을 비난하는 글을 지어
장원급제를 하게된다.
아내와 아이와 어머니를 가슴아픈
눈물로 뒤로하고 방랑의 길을 떠났으니...
정처없이 방랑하던 그는 57세 때 전남 화순땅에서 객사하여
차남이 이곳 와석리 노루목에 모셨다 한다.
天長去無執 (천장거무집 ▶ 천장엔 거미집)
花老蝶不來 (화로첩불래 ▶ 화로에 곁불내)
菊樹寒沙發 (국수한사발 ▶ 국수 한 사발)
枝影半從池 (지영밤종지 ▶ 지렁이 반 종지)
江亭貧士過 (강정빈사과 ▶ 강전 빈 사과)
大醉伏松下 (대취복숭아 ▶ 대추 복숭아)
月移山影改 (월리산녕개 ▶ 워리 사냥개)
通市求利來 (통시구리래 ▶ 통시엔 구린내)
하늘은 멀어서 가도 잡을 수 없고
꽃은 시들어 나비는 오지 않네.
국화는 찬 모래밭에 피어나고
나뭇가지 그림자가 반이나 연못에 드리웠네.
강가 정자에 가난한 선비가 지나가다가
크게 취해 소나무 아래 엎드렸네.
달이 기우니 산그림자 바뀌고
시장을 통해 이익을 챙겨 오네.
此竹彼竹化去竹 風打之竹浪打竹
차죽피죽화거죽 풍타지죽랑타죽
飯飯粥粥生此竹 是是非非付彼粥
반반죽죽생차죽 시시비비부피죽
賓客接待家勢竹 市井賣買歲月竹
빈객접대가세죽 시정매매세월죽
萬事不如吾心竹 然然然世過然竹
만사불여오심죽 연연연세과연죽
이대로 저대로 되어가는 대로
바람 치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며
옳은 것 옳다, 그른 것 그르다 저대로 부치세.
손님 접대는 가세(家勢)대로 하고
시정(市井) 매매는 시세대로 하세,
모든 일이 내 마음대로 하는 것만 못하니
출처 : 숨어 우는 바람소리
글쓴이 : 버거킹2080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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