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 고 김춘수 시인-
.
.
.
.
.
꽃 종류들 정말 하늘에 별만큼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꽃이름 다 기억하려면 머리털 다 빠지고 대머리 되어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냥 살아가는 동안 한가지 한가지 꽃이름 알게되구
꽃을 찾아 떠난 여행길에서 그 꽃을 만나 이름을 불러주며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사진으로 담으면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구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로
야생화를 사랑하고 공부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름을 불러주며 꽃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꽃이름도 쉽게 기억되는 것 같습니다.
꽃하구 어떻게 이야기를 나누냐구요?
그럼 저하구 함께 꽃과 대화를 해 볼까요?
자~출발합니다~
조금 기니까 안전띠 꼭 메세요~~~^^*
#1.수박풀
너가 수박풀이니?
그러고 보니까 잎이 수박잎과 비슷하게 생겼네?
어쩜 열매 달린 모습이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네...ㅎㅎㅎ
#2.야고
야! 너는 맨날 고스톱치면 고만 한다메?
제주에서 산다구 하던데 서울로 시집온거니?
그래 서울 서방님은 잘 해 주시던? ㅎㅎㅎ
#3.금강초롱
너가 초롱꽃중에 몸짱,얼짱이라서 금강초롱꽃이라메?
정말 초롱꽃처럼 솜털도 없이 피부도 매끈하게 잘 빠지고 탄력도 좋아 보이네!
너 혹시 태권도에서 2단 품세가 너하구 이름이 같은 금강이란 것 알고 있니?ㅎㅎㅎ
#4.닻꽃
하늘이 너무나 푸르고 푸른 가을날 단풍들기 싫은 게으른 산이 구름따라 하늘로 날아가 버릴까봐
산신령님이 만들어 놓은 꽃이라메?
정말 그러고 보니까 너는 배의 닻을 닮았네...ㅎㅎㅎ
#5.솔체꽃
너는 구멍이 솔솔 뚤린 체를 닮았다구 해서 솔체라메?
그렇게 가을바람에 한들거리며 바람을 거르고 있는거니? ^^*
#6.제비동자
너느 제비 연미복처럼 꽃잎을 가지고 춤을 잘 춘다구 해서 제비동자라메?
그런데 정말 춤 잘 추니? 아줌마들이 널 좋아 하던? ㅎㅎㅎ
#7.참배암차즈기
너는 꽃의 모습이 참말로 뱀을 닮았다구 해서 참배암차즈기라고 부른다메?
정말 혀를 낼름 거리고 있네?
그래서 뭘 잡아 먹구 사는데?ㅎㅎㅎ
#8.촛대승마
너는 숲풀 사이로 혼자서 불쑥 촛대처럼 솟아 있어서 많은승마 종류 중 촛대승마란 이름을 가졌다메?
그래 밤에도 환하게 불을 밝히고 서 있을 수 있니? ㅎㅎㅎ
#9.병아리풀
너는 병아리처럼 작아서 병아리풀이라고 부른다메?
정말 꽃 안에 노랑병아리도 있구 빨강병아리도 있네....
너희들 개나리 물러 종종종 걸어가는 모습도 보구 싶다..^^*
#10.단풍취
너는 취나물중에 잎이 단풍나무잎을 닮았다구 해서 단풍취라고 부른다메?
그런데 너의 잎도 단풍 잎처럼 가을이 되면 노랗고 붉게 단풍이 드니? ^^*
#11.도둑놈의갈고리
너는 꽃은 이렇게 이쁜데 열매가 도둑놈의 갈고리를 닮았다구 해서 이름이 도둑놈의갈고리라 부른다메?
내가 갈고리 닮은 열매도 이쁘게 담으려구 했는데 그놈의 바람때문에 작년에는 실패했거든....
올해는 이쁘게 열매도 담아줄께...알았지?? ㅎㅎㅎ
#12.눈빛승마
너는 승마중에서도 꽃의 모습이 눈빛을 닮었다구 해서 눈빛승마라 부른다메?
정말 꽃들이 하늘에서 내리는 함박눈처럼 생겼다....^^*
#13.며느리밥풀
시어머니 학대에 밥풀을 물고 죽었다는 며느리 전설을 담구 있는 꽃이라 꽃잎에 밥풀을 물고 있는 거니?
그럼 너는 수염이 많이 났으니까 수염며느리밥풀이겠네?
그리고 너는 아직 잎에 밥풀을 물고 죽지 않았으니까 새며느리밥풀이고?? 맞지? ㅎㅎㅎ
#14.솔나리
너는 나리중에 잎이 소나무잎을 닮았다구 해서 솔나리라메?
그런데 나리 얼짱이라고 그렇게 코대가 높은거니?
왜 그렇게 만나기가 힘든거야?
앞으로는 가까운 산에 가도 널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알았지?ㅎㅎㅎ
#15.큰제비고깔
정말 제비꼬리처럼 생긴 고깔하구 많이 닮았네...
혹시 숲속 요정들이 너의 꽃으로 모자를 만들어 사용하지 않니?
#16.여우오줌
너는 정말 꽃의 모습이 여우귀도 달리고 여우처럼 생겼네~~
매직 있으면 초롱한 눈이랑 오똑한 코랑 섹시한 붉은 입술로 그려 줄텐데...ㅎㅎㅎ
그런데 뒤에 오줌이란 말은 여우가 너에게 와서 오줌을 자주 싸서 붙은 거니?? ^^*
#17.쥐털이슬
너의 꽃은 물에 빠진 생쥐털에 묻어 반짝이는 이슬을 닮았다구 해서 쥐털이슬이니?
정말 쥐털에 묻은 이슬이라 그런지 너무나 작구나....^^*
#18.투구꽃
너는 중세 기사들이 쓰고 다니는 투구를 닮았다구 해서 투구꽃이라메?
그 정도 숫자면은 소대 병력쯤은 될까? 그럼 소대장은 누구일까?ㅎㅎㅎ
#19.지리터리풀
너는 먼지터리개 같은 꽃이 지리산에서만 핀다구 해서 지리터리풀이라메?
너처럼 붉고 아름다운 먼지터리개로 청소를 하면 청소가 하나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
#20.진범
너가 진짜 진범이라메?
정말 범인처럼 털도 북실하구 생긴것도 너무나 험상궂게 생겼네...^^*
#21.말나리
너는 나리중에 말처럼 크다구 해서 말나리라고 부른다메?
정말 너무 키가 큰것 같아서 이쁘게 담아 주기가 너무 어려운 것 같애....
그런데 지금 너희 둘은 사랑과 영혼 영화촬영 중이니?
왜 뒤에서 꼭 껴안구 있어??? ㅎㅎㅎ
#22.동자꽃
너는 눈 많이 내리던 겨울날 마을로 시주를 나간 주지승을 기다리다 굶어 죽은 동자승의 전설을 가지고 있어서
동자꽃이라고 부른다메?
작고 귀여운 모습 보니까 정말 동자승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외롭지 말라고 둘이 함께 있는 거니? ^^*
#23.타래난초
너는 타래처럼 빌빌 꼬여 있어서 타래난초라구 부른다메?
스큐류바 원조 모델이 너 아닐까? ^^*
#24.솔나물
너도 나물 종류 중에 솔나리처럼 잎이 솔잎을 닮았다구 해서 솔나물이라 부른다메?
그런데 왜 묘 주위에서 많이 만날 수 있는걸까?
묘지에 무슨 미련이 많이 남아 있는거니? ^^*
#25.닭의장풀
너는 닭장 주위에 많이 피기도 하구 꽃의 모습이 닭을 닮았다구 해서 닭의장풀이라 부른다메?
정말 꽃이 지고 씨앗이 모습도 계란하구 비슷하게 생겼더라...^^*
#26.붓꽃
너는 꽃봉우리 모습이 옛 선비들이 사용하는 붓을 닮았다구 해서 붓꽃이라 부른다메?
정말로 붓처럼 생긴 꽃봉우리 뜯어서 글을 쓰고 멋진 그림으 그릴 수 있을까??? ^^*
#27.오리난초
너는 꽃의 모습이 오리 주둥이를 닮았다구 해서 오리난초라 부른다메?
그런데 오리난초라구 부르면 화 내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앞으로는 기냥 나도제비란이라 불러줘야 될 것 같다...ㅎㅎㅎ
#28.할미꽃
할머니!
꽃이 진 뒤에 모습이 할머니의 하얀 머리를 닮았다구 해서 할미꽃이라고 부른다구 하지요?
그런데 새색시 볼 같은 꽃도 허리가 꼬부랑 해서 할머니 같아요.ㅎㅎㅎ^^*
#29.참꽃마리
꽃이 돌돌 말리면서 핀다고 해서 꽃마리라 부르고 꽃마리 중에서 크고 이쁘다 해서
앞에 참이란 이름을 조상님들께 선물 받았다구 하던데
어때! 자손들에게 한턱 쏠 생각 없니? ㅎㅎㅎ
#30.홀아비바람꽃
바람꽃 중에서 꽃대가 홀로 올라와 피어서 홀아비바람꽃이라 부른다메?
그래 너희 둘은 홀아비라 외로워 둘이 다정하게 의지하구 있는거니?
나는 잔소리는 많이 하지만 여우같은 마눌도 있꾸
토끼처럼 귀여운 얼라도 둘이나 있는데 부럽지???ㅎㅎㅎ
#31.피나물
너는 줄기가 꺽이면 피처럼 붉은 액이 나온다구 해서 피나물이라 부른다메?
그런데 왜 너는 노랑 장미인척 하구 있는거니?ㅎㅎㅎ
#32.족두리풀
너는 꽃의 모습이 시집갈때 새색시가 머리에 쓰는 족두리를 닮아서 족두리풀이라고 부른다메?
그런데 왜 그렇게 잎아래 꼭꼭 숨어 있어?
시집갈려니까 부끄러워 그런거니? ㅎㅎㅎ
#33.돌단풍
너는 바위에 살구있는 단풍이라서 돌단풍이라 부른다메?
그러고 보니까 정말 잎이 단풍잎이랑 많이 닮았네....
그런데 살아가기 힘들게 왜 그렇게 바위에 붙어 있는거니?
.
.
.
.
.
어때요? 재미 있으셨나요?
나 혼자만 재미 있었나....ㅎㅎㅎ
이렇게 이름을 불러주고 대화를 나눠 보십시요.
그럼 오래도록 꽃이름이 기억에 남을 수 있답니다.
그리고 꽃에 대한 애정도 깊어 지구요~~~
즐거운 시간 되십시요....
(모셔온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