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꽃과(―科 Convolvulaceae)에 속하는 1년생초. |
줄기는 덩굴성으로 타물체를 감아 올라가면서 길이 3m 정도로 자라고
밑을 향한 털이 있다. 꽃은 청자색·흰색·분홍색 등 여러 가지 색깔로
7~8월에 피며, 열매는 삭과로 익는다.
잎은 어긋나고 긴자루가 있으며 심장형(心臟形)으로 보통 3개로
갈라지는데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표면에 털이 있다.
꽃은 아침 일찍 피며, 씨는 견우자(牽牛子)라 하며 하제(下劑)로 사용한다.
나팔꽃 전설 |
옛날 중국에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 화공이 예쁜 부인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화공의 부인은 세상에 둘도 없는 미인이었습니다.
화공은 예쁜 부인을 사랑했고 부인도 남편을 사랑했습니다. 둘은 아주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화공이 사는 마을을 다스리는 원님은 마음씨가 아주 나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어느 날 화공의 부인이 미인이라는 소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원님은 그 소문을 듣고는 음흉한 생각을 품었습니다. '옳지, 그렇다면 어디 한 번…!' 원님은 밤낮으로 부인을 잡아 올 방법만을 궁리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부인을 잡아 들일 구실이 없었습니다. 생각 끝에 부인에게 엉터리 죄를 뒤집어 씌우기로 하고, 원님은 그 부인을 잡아 오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래서 부인이 너무 예쁘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이 죄를 저지른다는 터무니없는 죄를 뒤집어 씌워 끌고 왔습니다.
원님이 부인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과연 미인이었습니다. 원님의 입은 함지박만하게 벌어졌습니다. "소문대로 과연 미인이로구나. 너는 오늘부터 나의 수청을 들도록 하여라."
절개가 곧았던 부인은 원님의 요구를 한 마디로 거절했습니다. "저는 이미 남편이 있는 유부녀이므로 아무리 원님이라 해도 수청을 들 수는 없습니다." "오냐, 쉽게 승낙할 수는 없겠지. 좀더 생각해 보아도 좋다." "아닙니다. 아무리 그러셔도 제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지 말고 잘 생각해 보라구. 그러면 앞으로 정말 호강하게 될 테니…."
한참을 달래고 위협하던 원님은 부인의 한결같은 대답에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었습니다.
원님은 고함을 질렀습니다.
"저 계집을 우리 마을에서 제일 높은 성 꼭대기 방에 가두어라!"
부인은 조그만 창문 하나만 뚫려 있는 어두컴컴한 성 꼭대기 방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억울하게 갇힌 부인은 눈물로 세월을 보냈습니다.
한편 졸지에 아내를 뺏긴 화공은 원통해서 견딜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아내가 감옥에 갇혀 지내는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습니다. 화공은 결국 괴로움 때문에 미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미친 화공은 며칠 동안 방에 틀어박혀 온 힘을 다해 그림 한 장을 그렸습니다. 화공은 그 그림을 가지고 부인이 갇혀 있는 성으로 달려갔습니다.
화공은 그 그림을 성 밑에 파묻고 높은 성벽만 바라보다가 그 자리에 쓰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성 밑에서 죽은 것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아내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내는 며칠동안 계속 똑같은 꿈을 꾸었던 것입니다. 남편이 꿈에 나타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밤새 잘 지냈소? 나는 매일 밤 당신을 찾아 헤매는데 그 때마다 금새 아침이 되어 당신이 잠을 깨는 바람에 할 말을 못 하고 떠나게 되는구려. 하는 수 없이 또 내일까지 기다려야 할까 보아. "
부인은 이상히 여겨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둘러 보았습니다. 성벽을 타고 나팔처럼 생긴 꽃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죽은 남편이 꽃이 되어 아내를 찾아 올라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팔꽃은 지금도 한 곳으로 향한 그리움을 나타내려는 듯이 위로 감겨 올라가면서 핍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도 아내를 만날 수 없었던 죽은 남편처럼, 이른 아침에 잠깐 피었다가 금세 시들어 버리고 만답니다. 꽃말: 기쁨 결속 덧없는 사랑 |
나팔꽃/ 이해인
햇살에 눈뜨는 나팔꽃처럼
나의 생애는
당신을 향해 열린
아침입니다
신선한 뜨락에 피워올린
한송이 소망 끝에
내 안에서 종을 치는
하나의 큰 이름은
언제나 당신입니다
순명順命보다 원망을 드린
부끄러운 세월 앞에
해를 안고 익은 사랑
때가 되면
추억도 버리고 떠날
나는 한 송이 나팔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