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택형 변호사(79세)
‘노익장’이란 단어가 있다. 나이 들어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것을 말한다. 류택형(79) 변호사는 바로 그 노익장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다. 우선 류 변호사는 현재 10여건의 사건을 혼자 맡아 진행하고 있다. 법학논문 6편도 집필 중이다. 여기에 원로 법조인들 모임인 법조원로회 공동 대표와 대한변호사협회 전국대의원총회 의장으로 대외활동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 이뿐 아니다. 율곡 사상 전파를 위해 1969년 율곡문화원을 창설해 아세아 공론, 율곡정론 등을 발간하고 율곡상을 제정, 매년 시상하고 있다.
류 변호사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들어요. 바로 제 생활 신조입니다. 건강 비결은 따로 없습니다. 금연과 금주를 실천해온 것이죠. 특히 술에 장사 없어요. 법조계의 아끼는 후배들이 술로 ‘잘못’되는 거 많이 봤습니다. 참 안타까워요.” 그는 “젊어서 검사 생활할 때 술과 담배를 끊었다”며 이런 얘기를 들려주었다. “사건을 조사하다 보면 부검 현장에 자주 있게 돼요. 그때 술과 담배로 망가진 몸속의 장기를 실제 목격했어요. 담배는 25살, 술은 26살에 각각 끊었죠.”
이와 함께 류 변호사는 등산도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아파트 근처의 대모산(293m·서울 강남구 개포동)을 찾습니다. 집사람(진옥순 여사·79세)과 함께 오르죠. 건강에도 좋지만 산에 오르면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풀려요. 특히 골프는 겨울엔 추워서 못하고, 여름엔 더워서 못하지만 등산은 사철 할 수 있어 좋죠. 저녁 때 일찍 퇴근하면 또 한 번 산에 오르는데 그런 날은 등산만 두 번 하는 셈이죠.”
치매에 대해서 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올해 벌써 팔순입니다. 그러나 쉬지 않고 소송을 맡아 진행하고 논문 준비를 하면 뇌세포가 죽지 않아요. 치매 예방을 위해서도 일이 필요하죠.”
류 변호사는 올해 새롭게 율곡평화상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무에게나 주는 흔한 평화상이 아니라 ‘노벨평화상’을 능가하는 상금과 권위를 갖춘 최고의 상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율곡 선생의 ‘대동평화사상’은 오늘날 반드시 되새겨야 할 가르침입니다. 대동평화사상에는 이 시대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평등·평화·복지의 모든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이 가르침을 실천한 세계적인 인물을 선정하려고 합니다. 노벨평화상과는 철학적 깊이가 다른 상입니다.”
류 변호사는 율곡의 철학과 사상에 심취해 80년에는 ‘율곡의 변법사상을 통해 본 신사법이론 연구’라는 논문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율곡 얘기가 나오자 류 변호사의 표정에 힘이 들어갔다. 밤이라도 새울 기세다. 율곡의 사상도 류 변호사의 건강에 확실히 한몫하고 있는 셈이다.
건강비결 - 아침은 잡곡밥·등푸른 생선… 저녁은 小食
류택형 변호사는 건강 관리를 위해 ‘식단’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아침식사의 경우 잡곡밥과 등푸른 생선이 간단한 소찬과 함께 식탁에 오른다.
그리고 여기에 채소 샐러드와 집에서 직접 만든 요구르트, 사과 반쪽이 곁들여진다.
그리고 점심식사는 직업상 외식하는 일이 많지만 음식이 입에 맞는다고 식당 한곳을 정해 단골식당으로 삼는 일은 자제하고 있다.
자칫 편식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저녁식사는 소찬을 곁들인 소식이다.
한편 음식 얘기를 하며 ‘비법’도 한 가지 공개했다. “아스피린 중에 ‘코팅’해서 작게 나오는 것이 있어요. 코팅이 됐기 때문에 위에서 녹지 않고 장에까지 내려가 녹아요.
그래서 위에 부담을 안 주죠. 그 아스피린을 매일 한 알씩 먹어요.
제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피 순환에 특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