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쉼터/사랑, 그리움

그대도 지금 외로운가요

천리향(민정) 2010. 10. 9. 17:06

그대도 지금 외로운가요 / 雪花 박현희 그대 없는 나날들은

왜 이리도 공허하고 무의미한지 아무런 삶의 즐거움을 찾을 수가 없군요. 모습은커녕 그리운 음성이나마 단 한 번만이라도 듣고 싶어 그대의 전화번호를 되풀이해 눌러보지만 가늘게 떨리는 내 다섯 손가락은

끝내 휴대전화기의 통화 버튼을

차마 누를 수가 없네요.

당신을 사랑하는 일은

마치 담금질하듯 그리움도 보고픔도

안으로만 삭이고 또 삭여야 하는

길고 긴 인내와 기다림의 시간이기에

이젠 조금 익숙해질 법도 하건만

또다시 밀려드는 외로움을

도무지 주체할 길이 없군요.

살갗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어보지만,

몸속 깊숙이 한기가 밀려들며

마음까지도 시려 오네요. 한잎 두잎 힘없이 떨어져 뒹굴다 이리저리 흩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그리움으로 눈물짓다가

쓸쓸히 발길을 돌리는 나처럼 그대도 지금 무척이나 외로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