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보 방/커피 & 차

과음 후 커피 한잔 / '머리'는 맑아지고(?) '뇌'는 멍든다

천리향(민정) 2012. 9. 9. 15:22

술자리가 많아지는 계절이다. 우리나라 알코올 소비량의 절반 가량이 연말연시 2~3개월 사이에 이뤄진다는 통계가 있다.

과음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나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면 자신의 주량을 넘기기 쉽다.

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를 앞두고 건강한 음주법을 알아본다.

▶음주와 흡연은 '죽음의 칵테일'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가급적 삼가야 한다. 술 해독에 지친 간장이 담배의 유독 성분까지 해독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음주중 흡연은 각종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대전선병원 소화기센터 이계성 소장은 '간암의 경우 술을 마시면서 하루 30개피 정도를 피우는 사람은 담배를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무려 40% 이상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담배 속의 니코틴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해 위산 과다현상을 나타내고 위벽의 혈류를 나쁘게 한다. 특히 담배는 알코올 취기를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또 구토 후 술이 깨는 듯한 기분 때문에 일부러 구토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속이 부대끼는 것을 해소하는 데는 일시적인 효과가 있으나 술을 깨는 효과는 없다. 오히려 강한 위산만 식도로 역류돼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술과 안주는 궁합이 맞게 먹어야

안주는 영양의 균형을 잡아줄 뿐 아니라 숙취 예방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위 속에 음식 특히 지방질이나 단백질이 있으면 알코올 흡수가 매우 더디게 된다. 그래서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기 전에 우유를 마시는 것이 좋다는 말이 생긴 것이다.

맥주나 막걸리에는 여러 가지 성분이 들어 있어 위스키, 진, 브랜디, 보드카, 소주와 같은 증류주보다 알코올의 흡수가 천천히 이루어진다.

샴페인이나 위스키, 진토닉 등 탄산가스를 갖는 술은 위에서 장으로 통하는 유문을 크게 열기 때문에 알코올의 흡수를 빠르게 해

빨리 취하게 된다.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안주는 돼지고기, 김치찌개. 조금 매워도 막걸리 성분 때문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소주 안주로는 마른 오징어보다 생 오징어, 다른 생선찌개와 돼지고기 요리, 어포 등이 좋고, 맵고 짠 것은 궤양을 촉진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맥주 안주로는 단맛이 나는 것은 피하고 짭짤하고 기름기가 있는 땅콩, 소시지, 햄, 치즈, 팝콘, 크래커, 신선한 채소 등이 좋다.

두부 요리나 부침류, 튀김 요리가 우리나라 사람의 안주로는 좋다.

▶과음 후 마시는 커피, 뇌신경 손상 위험

술을 깨기 위해 혹은 숙취의 고통을 잊기 위해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커피나 홍차 등 카페인 음료는 한순간 머리를 맑게 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적은 양을 섭취해도 뇌기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설탕이나 청량음료 같은 단 음식은 신경세포를 흥분시킨다. 이러한 음료보다는 보리차나 이온음료 등이 뇌신경세포의 건강을 위해도 숙취로 인한 갈증해소에도 더 도움이 된다.

또 녹차 잎에는 폴리페놀이란 물질이 있는데 이것이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어 숙취 해소 효과가 크다.

과음 후 진하게 끓여서 여러 잔 마신다.

심재종 다사랑한방병원장은 '오미자차, 호두를 넣은 율무차, 숙취해소에 좋은 감차, 칡차는 뇌신경 기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술 마신 후 아침에는 북어해장국, 조개탕, 콩나물해장국 등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야채류로는 시금치, 미나리, 파슬리,

아스파라거스 등이 좋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숙취를 해결하는데 왕도는 없다'며 '음주 후에는 비타민,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며 가볍게 목욕을 하고 숙면을 취할 수만 있다면 금상첨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