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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공원에서 원숭이 사랑, 짝짓기 /

천리향(민정) 2013. 8. 23. 17:41

 

공원에서 원숭이 사랑,짝짓기도 
아슬 아슬 원숭이 답네요.

빨간 엉덩이는 짝짓기 신호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 빨간 건 사과, 사과는 맛있어….” 어렸을 때 친구들과 함께 부르던 노래다. 그런데 정말로 원숭이 엉덩이는 빨갈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게다가 수컷과 아기 원숭이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빨간 엉덩이는 배란기에 이른 암컷이 수컷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일종의 짝짓기 신호이다. 발정이 최고조에 달할 때 빨간색은 더욱 선명해진다.
동물원에 가보면 원숭이들이 하는 일이라곤 따뜻한 양지에서 하루 종일 서로 이를 잡아주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잡기는 원숭이는 취미일까?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이 잡기가 아니라 상대의 털을 골라주는 친밀 행동이다. 집단 생활을 하는 원숭이들은 서로 털을 골라주며 우의를 다지고 서열을 재확인하며, 상대에게 무언가 부탁하기도 한다.

올해가 원숭이 해이니 내친 김에 원숭이에 대한 오해 몇 가지만 더 언급해 보자. 침팬지도 원숭이(monkey)인가? 원숭이라고 하면 꼬리도 달려 있고 몸집도 비교적 작은 참원숭이과 마카크원숭이를 떠올린다. 하지만 침팬지는 꼬리도 없고 몸집도 인간과 비슷하다. 사실 우리가 흔히 원숭이라고 잘못 부르는 것들은 분류학적으로 보면 영장류에 속하는 것들로서 원시원숭이, 참원숭이, 유인원으로 세분된다. 따라서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 오랑우탄, 사람 등으로 구성된 유인원은 정확히 말해 원숭이가 아니다.

무엇보다 가장 흔한 오해는 침팬지 혹은 원숭이가 인간의 조상이라는 생각이다. 최근의 DNA 분석에 따르면 인간은 대략 1000만년~ 500만년 전쯤에 갈라져 나온 유인원의 일원이다. 침팬지와 인간은 조상이 같은 사촌지간인 셈이다. 유전적으로만 보면 인간과 침팬지는 무려 98.5%가 동일해서 침팬지와 오랑우탄의 관계보다 인간과 침팬지의 관계가 더 가까울 정도다.

그렇다면 영장류에게는 다른 동물에 비해 어떤 특별한 것이 있을까? 1950년대에 ‘이모’(감자)라는 이름을 가진 18개월 짜리 일본원숭이가 해변가에 살고 있었다. ‘이모’는 연구자들이 놓아 둔 흙 묻은 감자를 처음으로 바닷물에 씻어서 먹기 시작했는데, 이런 새로운 행동은 개체군에 퍼져나가 결국 다음 세대는 80% 정도가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다.

똑똑함에 대해 따지자면 침팬지만한 동물은 없다. 침팬지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만들기도 한다. ‘침팬지의 대모’ 제인 구달 박사가 한평생을 지낸 탄자니아 곰비 지역에서는 침팬지들이 나뭇가지를 주워 나뭇잎을 떼어 낸 후 흰개미 굴에 집어넣어 흰개미를 낚시질해 먹는다. 딱딱한 견과류를 받침돌 위에 올려놓고 돌로 내리쳐 깨 먹는 능력도 영리한 침팬지의 재주이다.

최근 연구자들은 침팬지 사회에도 ‘문화’라는 것이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에 흥분하고 있다. 가령 서아프리카 기니의 보쑤라는 지역의 침팬지들은 물풀을 건져먹기 위해 유독 나뭇가지를 사용한다. 견과류를 깨먹기 위해 망치질을 할 때도 보쑤 지역 침팬지들은 한 손만 사용하는 데 비해 타이 지역 침팬지들은 두 손을 사용한다. 곰비 지역의 침팬지는 견과류가 사방에 널려 있는데도 이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 정말로 공동체마다 독특한 ‘문화’가 있는 것일까?

영리한 동물이라는 것 외에 영장류를 특징짓는 또 다른 특성은 그들이 대개 나무타기의 명수라는 사실이다. 타잔은 그들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들에게 나무 위는 우리의 땅 위와 같다.

그들의 먹거리를 보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곤충을 먹는 원숭이보다는 과일 먹는 원숭이가, 과일 먹는 원숭이보다는 나뭇잎 먹는 원숭이가 몸집이 더 크다. 흔히 고릴라를 포악한 육식동물이라고 생각하지만 150kg의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그의 주식은 주로 나뭇잎이다. 그리고 자신과 가족을 해치지 않는 한 절대로 싸움을 걸지 않는 온순한 동물이다. 고릴라는 ‘킹콩’이 아니다.

영장류의 또 다른 특징은 대개 집단 생활을 한다는 점이다. 그들의 집단 생활은 천적의 공격을 피하는 데 실제로 큰 도움이 된다. 그들은 가족과 동료에게 위험을 알리기 위해 독특한 경고음을 내는데 흥미롭게도 천적의 종류에 따라 경고음도 달라진다. 알락꼬리원숭이는 큰 새가 나타나면 끽끽거리지만 땅 위의 천적이 나타나면 깽깽거리는 소리를 낸다. 동료들은 그 소리를 분간해서 적절한 피신 행동을 택한다.

원숭이와 유인원은 말 그대로 인간을 빼어 닮았다. 영리하고 사교적이다. 어떤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 그 사람의 가족도 만나봐야 하듯 우리 자신을 잘 이해하려면 우리의 친척인 원숭이와 유인원도 만나봐야 할 것이다. 원숭이 해에 그들을 만나보러 가까운 동물원을 찾아보면 어떨까.

/장대익(서울대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박사과정, 영장류 연구가)

출처 : 영영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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