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쉼터/아름다운 글

이런 "술 한잔 하세요"

천리향(민정) 2012. 4. 3. 17:08

 

이런 "술 한잔 하세요"

 

 

 

 

 하늘이 술을 내리니 천주요

 땅이 술을 권하니 지주라

 

내가 술을 알고  마시고

 술 또한 나를 따르니

 

내 어찌 이 한잔 술을 마다하리오

 

 

 

 

 

 

그러하니 오늘밤 이 한잔 술은

 지천명주로 알고 마시노라

 

물같이 생긴 것이 물도 아닌 것이

 나를 울리고 웃게 하는 요술이구나

 

 

 

 

 

 

 

한숨 배인 한잔 술로 목줄기를 적실때

 내 안에 요동치는 널 토해 내고

 

이슬 맺힌 두잔 술로 심장을 뜨겁게 하니

 가슴속에 작은 연못을 이루어 놓네

 

 

 

 

석잔 술이 사랑이라면 가슴깊이 부어

 그리움의 바다에 그대를 가둬두리라

 

 

 

내가 술을 싫다니 술이 나를 붙잡고

 술이 나를 싫다하니 내가 술을 붙잡누나

 

 

 

 

 

 

인생은 바람과 구름 같거늘


그 누가 날더러

청춘이 바람이냐고 묻거든

나. 그렇다고 말하리라.

 

그 누가 날더러

인생도 구름이냐고 묻거든

나. 또한 그렇다고 답하리라.

 

 

왜냐고 묻거든

나. 또 말하리라.

청춘도 한번 왔다 가면 아니오며

인생 또한 한번 가면 되 돌아올 수 없으니

이 어찌 바람이라 구름이라 말하지 안 하겠소

 

 

 

오늘 내 몸에 안긴 갈바람도

내일이면 또 다른 바람 되어

오늘의 나를 외면하며 스쳐 가리니

 

지금 나의 머리위에 무심이 떠가는

저 구름도 내일이면

또 다른 구름 되어

한세상 두둥실 떠가는 것을.

 

잘난 청춘도 못난 청춘도

스쳐가는 바람 앞에 머물지 못하며

못난 인생도 저 잘난 인생도

흘러가는 저 구름과 같을 진데.

 

 

어느 날  세상 스쳐가다가

또 그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 가는 생을 두고

무엇이 청춘이고

그 무엇이 인생이라고 따로 말을 하리까.

 

우리네 인생도 바람과 구름과 다를 바 없는 것을.


늘릴 수도

붙잡을 수도 없는

  유한한 인생길에

흘러가는 세월아

 

 

우리가 떠나는 이 길은

눈에 보이지 않아 보여줄 수도 없어. 

 가능한 자족하며 후회 없도록 노력하면서

살아가는 길이 최선이니까 

바람아 구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