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이전 어느 때인가의 대구 구 서문시장입니다. 대신동에 있는 현재의 서문시장이 아니라 동산파출소 및 오토바이골목 일대에 위치하던 구 서문시장의 모습입니다. 원래 서문시장은 조선시대 후반부터 이곳에 위치하였는데, 1923년경에 현재의
서문시장 자리였던 천왕당못을 메우고 그곳으로 이전했기 때문입니다. (이때 비산동,대신동 일대의 달성고분군의 봉분 봉토를 가져다 천왕당못을 메우는 문화재적 비극이 발생하였습니다)
시장이 모습이 지금 못지않게 규모가 크고 활발해 보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두 개의 첨탑은 계산성당입니다. 따라서 본 사진은 남쪽 방향으로 보고 찍은 사진임을 알 수 있으며, 배경에 보이는 산은 앞산입니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야트막한 산은
현재 동산병원이 위치하는 동산(東山)이며, 산 위의 집은 당시 외국 선교사들이 거주하던 집일 것입니다.
이번에는 더 오래된 1907년의 서문시장입니다. 역시 시장의 위치는 현재의 위치로 옮기기 전의 옛 위치입니다.
대구 인근 도처에서 모여든 수많은 장꾼들로 북적이는, 그야말로 왁자지껄한 '시장판'의 모습입니다.
이 사진은 위의 사진과는 반대로, 북쪽을 보고 찍은 것입니다. 사진 상단에 보이는 작은 산은 현재 북구에 있는 침산(또는 오봉산)입니다. 침산은 산의 생김새가 마치 소가 누워있는 것과 닮았다 해서 일명 '와우산(臥牛山)'이라 부르기도 한다는데, 이 사진을 보니 참으로 적당한 이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한장의 일제시대 구 서문시장의 사진입니다. 왜인지, 사진에 인쇄된 제목이 '조선(朝鮮)'이 아닌 '한국(韓國)'인 것이 눈에 띄는군요. 부슬비라도 내리는 날이었을가요? 삿갓을 쓴 사람도 보이고, 난전들에도 거적때기를 걸쳤네요.
20세기 초기의 대구 우시장(牛市場), 즉 소와 말을 거래하던 시장입니다. 당시 지도를 보면, 이 우시장은 옛 서문시장 서편
일대로 나왔는데, 현재의 대신동 미싱골목과 그 북쪽 일대가 아니었을까 추측됩니다. 지금도 미싱골목 북편 좁고 구불구불한 옛 골목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 보면 한옥 민 가에 간판을 내건 오래된 육개장 식당이 몇군데 있습니다. 그 소국밥 식당들이 혹시 이 우시장과 어떤 연관을 가지고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 아닌지 혼자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