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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와인 고르기

천리향(민정) 2012. 12. 21. 17:18

몸에 좋은 와인 고르기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서 화제를 모았던 영국 로저 코더 박사의 저서 '와인 다이어트'가 최근

번역돼 출간됐습니다.

런던의대 윌리엄하비연구소의 실험치료학 교수인 저자가 술(특히 와인)과 건강에 관한 세계

여러 나라 역학조사 결과들을 종합하고, 와인을 많이 마시는 장수지역들을 일일이 탐사한

결과를 담은 이 책은 '매일 적당한 양의 좋은 와인을 마시면 심장병에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뇌졸중, 당뇨, 치매, 암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적당한 음주가 운동만큼 건강과 장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연구

결과도 지난 주 외신(外信)을 타고 전해져 화제가 됐는데, 건강을 위해 '억지로라도' 술을

마셔야 할지 조금 헷갈립니다.

코더 박사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프로시아니딘' 성분에 특히 주목합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와인 속 대표적 건강 성분은 '레스베라트롤'. 그러나 "레스베라트롤이 효과를 나타내려면

최소 하루 5L의 와인을 마셔야 한다.

프로시아니딘이야말로 '프랜치패러독스(육식을 많이 하는 프랑스인에게 도리어 심장병이

적게 나타나는 현상)'의 비밀이다"고 그는 주장합니다. 이 성분은 사과, 코코아, 떫은 감,

크랜베리에도 비교적 많이 함유돼 있다고 합니다.

코더 박사의 주장 중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은 "포도주마다 프로시아니딘의 함량이 다르다.

현대식 레드 와인 중 상당수는 붉은 색을 띤 알코올성 과일음료에 불과해서 건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포도의 종류, 생산자, 빈티지(생산연도)뿐 아니라 이 성분의 함량도

고려해 와인을 선택해야 한다"는 대목입니다.

코더 박사에 따르면 거친 맛이 날 정도로 탄닌이 많은 영(young) 와인에 프로시아니딘이

많은데, 양조 후 3년 이내의 와인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대표적 장수지역인 그리스령

크레타섬의 장수비결도 "가죽을 씹는 듯한 거친 맛이 나는 영 와인을 제조해 병입(甁入)하지

않고 대부분 1년 안에 다 마셨기 때문"으로 저자는 추정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와인이 좋은 와인일까요? 지역별로는 프랑스 남서부 제르

지방에서 타나 품종으로 만드는 '마디랑 와인'의 프로시아니딘 농도가 가장 높다고 합니다.

실제로 프랑스 7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20% 이상 높은 곳은 제르 지방뿐이라고

합니다.

보로드 와인을 생산하는 지롱드 지역의 7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전국 평균과 비슷하며, 화이트

와인 주 생산지인 알자스 지역은 전국 평균보다 28%나 낮다고 합니다.

품종 별로는 카베르네소비뇽, 네비올로, 산지오베세 등의 프로시아니딘 함량이 높고,

반대로 그르나슈, 시라, 말벡, 피노누아에는 상대적으로 함량이 낮다고 합니다.